Egloos | Log-in


몽골, 운남, 제주도1

   몽골, 운남, 제주도. 역사적으로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지명입니다. 우선 속해 있는 국가가 다릅니다. 몽골이야 오늘날의 몽골이고 운남은 중국, 제주도는 대한민국이죠. 거리가 멉니다. 몽골에서 운남까지는 대략 2500km, 운남에서 제주까지는 대략 2600km, 제주에서 몽골까지는 대략 2300km입니다. 거의 정삼각형을 이를 정도로 상호간에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살고 있는 사람들도 다릅니다. 몽골에선 몽골인들, 제주도에는 한국인들, 운남에는 한족과 바이족, 티베트족 등의 소수민족이 살고 있습니다. 당연히 기후도 다르죠. 다르고 거리도 멀고, 사는 사람들도 다릅니다. 관광할 때를 제외하곤 접점이 없어 보입니다.





지도에서 붉은 색으로 색칠한 지역이 몽골, 제주, 운남이다.



   하지만 이는 현재의 관점일 뿐이고 과거에는 생각 보다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몽골제국의 일원으로 말이죠. 지금의 몽골초원에서 시작한 몽골제국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제국을 완성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목사회에선 약탈물을 분배해야 한다는 전통이 있었고 정복한 지역의 영토와 영민을 공을 세운 장수들에게 나눠주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전쟁을 하면 영토와 영민을 나눠줘야 했고 영토와 영민을 나눠주기 위해선 연쇄적으로 정복전쟁에 나서야 합니다. 이것이 몽골제국의 확장의 원동력이라 볼 수 있습니다. 칭기즈칸은 자식들에게 토지와 영민을 나눠줬고  칭기즈칸의 자식들은 토지와 영민을 다스리게 되었죠. 이렇게 토지와 영민을 포괄하는 세력권을 울루스라 합니다. 이렇게 몽골제국은 여러 울루스로 구성된 국가라 볼 수 있습니다.




   몽골제국은 파죽지세로 서하, 서아시아와 러시아, 금을 점령해 갔습니다. 그런데 몽골이 가장 원하면서 끈임없는 저항으로 정복하기 힘든 나라가 있었습니다. 바로 남송입니다. 남송은 송이 여진족에 쫓겨 남쪽으로 피난와 생긴 나라입니다. 영토의 반을 잃었지만 막대한 농업생산력을 갖고 자원이 풍부하며 상업과 기술이 발달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었기 때문이죠그런데 송은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문화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보였으나 형편없는 군사력과 근시안적인 외교술로 허약한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실제 거란, 여진, 몽골, 서하을 적으로 돌린 건 이들이 호전적인 탓도 있지만 송의 외교술도 한 몫했습니다. 그리고 적으로 돌아선 이들의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 막대한 공물을 내야 했죠. 몽골은 남송을 쉽게 점령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양양성 등에서 예상외로 큰 저항을 받았습니다. 실제 과거에도 남송은 금의 침략에 맞서 저항하여 나라를 보존한 바 있을 정도로 역량을 갖추었습니다.




   당시 남송 정복군을 이끌던 쿠빌라이는 전면전으로는 남송을 점령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군대를 동군, 중군, 서군 이렇게 셋으로 쪼개 남송을 포위하여 점령하는 작전을 펼칩니다. 남송 서쪽에 붙어 있던 대리국은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가 되죠. 동군은 아열대 기후로 인해 막대한 희생을 치렀지만 대리국을 점령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쿠빌라이는 남송 정벌에 성공했고 동생 아릭뵈케를 무찌르고 카안의 자리에 오릅니다. 쿠빌라이의 자손들이 다스리는 중국과 몽골 초원 일대의 울루스를 카안이 다스린다 하여 카안 울루스라 했고 중국식으로 원이라 불렀습니다




   원에선 자신들이 정복한 정복한 송과 금의 영토를 9개 구역으로 나누어 행성을 설치합니다. 이에 대리국에는 운남행성이 세워지게 되고 이것이 오늘날의 운남성의 전신이 됩니다. 그런데 이 땅은 남송 못지않게 경제적으로 중요한 땅이었습니다

   먼저 은광이 많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은은 당시 유라시아 대륙에서 통용되던 국제적인 화폐였습니다. 몽골인들은 상업에 관심이 많았고 부를 쌓기 위해서는 국제무역이 필수적이라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국제무역을 활성화를 위해 은을 잘 유통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즉 상인과 은 두가지가 필요했던 것이죠

   그런데 원의 몽골인들에겐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무역상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을 원에선 알탈호라고 불렀습니다. 원을 지배하던 몽골인들은 민호를 직업에 따라 분류하였습니다. 전통적으로 상업에 종사하던 서아시아인들을 색목인이라 칭하며 재정 등을 담당하게 했습니다. 그 중 색목인 상인들을 알탈호로 편재하여 자금을 주어 몽골황제나 황후, 몽골귀족을 위하여 영리사업을 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들에게 줄 은이 필요했고 원 정부는 중국인들에게 포은이라는 명목으로 은을 징수하였습니다. 하지만 중국에는 은이 부족하여 은광개발이 절실했습니다. 마침 원의 서부지역의 재부, 경제를 담당했던 사이도 아쟈르와 그 일족이 쿠빌라이의 명을 받아 운남의 은광을 개발하게 된 것이죠.

 


by 동두철액 | 2019/01/29 18:56 | 교류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eberouge.egloos.com/tb/358330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남중생 at 2019/01/29 19:11
굉장히 흥미로운 시리즈가 되겠는데요?
ㅎㅎㅎ 우선 첫 편을 잘 읽었습니다.

아마 제가 쓰는 양자 악어 이야기 연재물에도 조만간 업어가게 될 수도 있겠네요.
Commented by 동두철액 at 2019/01/29 20:50
아 새로운 시리즈를 연재하시군요. 양자강의 악어 말하는 것인가요? 기대됩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